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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이즈에 기고한 글이다. 국내엔 잘 알려지지 않은 일인데, 언론사가 취재원을 보호하지 않는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라 글을 써보게 됐다. 나는 내부고발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많은 경우, 개인의 입장에서 참고 견디는 게 내부고발을 하는 것보다 손해가 적기 때문에, 문제가 알려지지 않고 내부적으로 썩어 곪아버린다. 그런 사회는 겉보기엔 멀쩡해보일지 몰라도, 실제로는 전혀 멀쩡하지 않은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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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차이의 구분이 무의미할 때

미디어오늘에 올라온 “두 장의 사진으로 보는 NYT와 WP의 실력 차이”라는 글을 읽고, 우연히 NYT에서 보내주는 메일링에서 재밌는 걸 발견했다. “What We’re Reading”이라는 NYT의 메일링 서비스인데, NYT의 기자들이 자기 신문에 올라왔으면 하는 기사들을 뽑아서 독자들에게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쉽게 말해서 “이건 우리가 썼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기사를 솔직하게 뽑아서 알려주는 것이다.

9월 23일에 발송된 메일을 보면, NYT의 기자 지나 램이 워싱턴 포스트에 올라온 흑인역사박물관에 관한 기사를 추천한다. 미디어오늘의 글에 소개된 기사와는 다른 기사다. 추천된 워싱턴 포스트의 기사는 박물관에 있는 하나의 전시품 — 버지니아에서 노예로 살았던 한 소녀가 입었던 스커트 — 을 가지고 박물관에 대해 조명하는 내용이다. 소재도 훌륭하고, 기사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멋지다. 박물관을 이렇게 멋지게 소개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기사다. 이 기사는, 첫눈에는 NYT의 지면이 더 인상적일지 모르지만, 소재를 다루는 방식을 좀 더 자세히 보면 워싱턴 포스트도 똑같이 훌륭하다는 걸 알려준다.

한편으로는 미디어오늘의 글에 나오는 워싱턴 포스트의 “Light and Reflection”라는 제목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다. “Light and Reflection”은 직역하면 “빛과 반사”라고 할 수 있지만, 달리 보면 “광복과 성찰”이라고 볼 수도 있다. 후자의 번역이 좀 더 그럴듯한 것은 워싱턴 포스트의 사진에 워싱턴 기념탑이 비추어지는 모습이 나와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기념탑은 미국의 초대 대통령이자 건국의 아버지인 조지 워싱턴을 기리는 것으로, 미국의 건국 정신을 상징한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 아마 처음엔 모든 백인 남자는 평등하다는 의미였겠지만 — 는 미국의 건국 정신이 떠오른다면, 그건 워싱턴 포스트의 의도다. 이런 맥락을 고려하면, “광복과 성찰”은 새롭게 개장하는 흑인역사문화박물관을 미국의 흑인 인권사에 빛을 비춰주는 성찰로 볼 수 있다는 걸 함축한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면, 이 사진은 박물관의 위치가 갖는 역사적 의미를 넌지시 암시하기까지 한다. 워싱턴 기념탑이 비치는 박물관의 위치는 과거 흑인 탄압의 현장과 매우 가깝다. 흑인역사문화박물관의 뒷쪽, 인디펜던트 애비뉴의 동쪽으로는 과거 노예 폭동을 진압하려는 목적으로 도시를 순찰했던 최초의 민방위들을 위한 워싱턴 무기고가 있었고, 박물관의 동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과거 노예 거래를 했던 곳도 있다. 미국에 사는, 혹은 워싱턴에 사는 사람이라면 워싱턴 기념탑이 비친 사진을 보고 그런 것까지 떠올려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 사진이 이런 식으로 의도됐다는 것은 위치의 의미를 설명하는 워싱턴 포스트의 기사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기사와는 별개로, 나도 미디어오늘의 글처럼 워싱턴 포스트보다는 뉴욕 타임스가 더 실력이 낫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상당 부분 개인적인 편향 때문에 하는 생각이다. 난 뉴욕타임스는 돈 내고 보지만, 워싱턴 포스트에는 돈을 내지 않는다. 실제로 지면에 실린 두 기사를 비교한 미디어오늘의 글도 어느 정도까지는 맞다고 본다. 워싱턴 포스트의 기사는 이면에 담긴 상징적인 의미를 알아야만 이해할 수 있다. 멋진 시도이지만, 난 쉬운 기사가 더 좋다. 한편으론, 어쩌면 NYT가 워싱턴 포스트의 기사를 추천할 수 있었던 것도 자신들이 그만큼 훌륭한 기사를 써낸다는 자부심과 자신감이 있기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실력 차이라는 게 얼마나 작은 차이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물론 그런 작은 차이가 중요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언론사들 실력 차이란 이 정도 수준이구나 하고 떠올려보게 되는 것이다. 종이신문의 사진과 제목 뽑기에선 NYT가 낫다고 평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마냥 기사 하나만 놓고 단순 비교하기에 두 신문의 실력 차이는 정말 근소한 수준이다. ’종합적으로 NYT가 흑인역사박물관을 워싱턴 포스트보다 더 잘 다루었는가?’라는 질문에 간단하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는 수준이다.

특정 언론사가 단독 기사를 내면, 그 기사를 형식만 조금씩 바꿔서 내는 국내 언론 환경과 비교하면, NYT와 워싱턴 포스트의 사례가 부러운 건 어쩔 수 없다. 하나의 취잿거리를 다양하게 담아내고, 담아내는 방식조차도 각자의 방식으로 둘 다 감탄이 나올 정도의 수준을 자랑한다. 이 정도 수준에서는 누가 더 실력이 낫다고 하는 게 무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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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 Disclosure) 내 직업이 수의사다.

보스턴 글로브에 올라온 기사다. 수의사들이 자살율이 높으며, 왜 높은지를 분석한 기사인데, 한국의 상황에 1:1 적용하긴 힘들지만 — 한국에서 수의사들의 자살율이 높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다 —, 일정 부분은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서 전문을 번역했다. 아마 비슷한 답답함을 느끼는 수의사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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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o Arment의 트윗을 연달아(1/2/3/4/5/6/7) 이어붙였다.

출시 될 때 우리가 무시해버리는 “게이트”는 보통 실재하고, 나중에 수정된다. 6에서의 멍청했던 벤드게이트조차도 더 튼튼한 6S를 만들게 했다. 안테나게이트는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실재하는 문제였고, 4S에서 고쳐졌다. 아이폰 4의 근접 센서 문제는 더 심각했다. 하지만 역시 4S에서 수정됐다. 아이폰 5의 블랙 코팅 문제는 스크래치에 취약해서 심각할 정도로 기기를 닳게 만들었다. 많은 이들이 박스에서 꺼내자마자 스크래치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래서 5S, 6, 6S에서는 검은색 모델이 없었다. 아이패드 3는 LTE를 사용할 때, 불편할 정도로 뜨거워지곤 했다. 그리고 돌이켜보면 크게 봤을 때도, 지극히 평범한 아이패드였다. 아이폰 6는 모양에 있어서나 (여전히 문제다), 마감에 있어서나 (6S에서는 덜 매끄러워졌고, 제트 블랙 7에서는 훨씬 나아졌다) 너무 미끄러웠다. 후일 돌이켜봤을 때 7에서 문제였다고 생각하게 될 결점은 무엇일까? 나는 탭틱 홈 버튼과 라이트닝 오디오의 예상치 못한 단점에 걸겠다.

결론이 어떻게 나든지 간에 지금 기억해야 하는 것은 이것이다. 사람들은 버그나 결점을 알린다. 하지만 그게 우리가 모두 클릭을 쫓는다는 뜻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고객이다.

English

물론 이게 멍청하게 워터게이트를 붙잡고 늘어지는 국내 언론을 정당화시켜주는 건 아니다. 그보다는 기대보다 못한 아이폰의 카메라나 히스게이트(Hissgate) 같은 문제에서 유효한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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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에 올라온 김지현 기자의 기사다.

애플 ‘아이폰7’ 시리즈의 방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9일(현지 시간) 정보기술(IT) 전문매체인 지디넷은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사진)를 대상으로 방수 실험을 한 결과 소리가 일부 안 들리는 문제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도 제품 리뷰 기사를 통해 “물속에서 아이폰7 터치스크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문자메시지를 쓰기는 불편했다”며 “물 밖에 나와서는 충전하기 전 최소 5시간은 말린 뒤에 써야 한다”고 밝혔다. 또 “애플이 방수 기능에 대한 품질 보증은 해 주지 않는다고 명시한 만큼 물 속에서 갖고 노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딱히 이 기사 뿐만은 아니다. 워터게이트 — 미국 닉슨 행정부 때 일어난 사건이 아니다 — 라며 아이폰의 방수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보도가 여러 언론사에서 올라오고 있다. 이는 잘못된 보도다. 동아일보가 인용한 WSJ의 기사 원문을 살펴보자. 이 기사의 부제는 “물은 더 이상 애플 기기의 적이 아닙니다”이다.

아이폰 7은 IP67 등급이다. 이 얘기는, 폰이 수심 1미터 깊이에서 30분간 물이 들어가지 말아야 할 곳이 침수되지 않은 채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애플은 아이폰이 물에 첨벙 빠지거나 흐르는 물에 실수로 떨어진다 하더라도 (맞다, 화장실 얘기다) 괜찮을 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폰을 가지고 수영을 해서는 안된다.

나는 애플의 얘기를 듣지 않았다. 나는 폰을 가지고 거의 두 시간 동안 수영을 했고, 폰을 물에 던지기도, 물에서 빼기도 하면서 이 모든 영상을 촬영했다. 비록 물이 터치스크린의 작동을 방해하고, 물 속에서 문자를 보내는 게 매우 어려웠지만, 물 속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가능했다. 볼륨 버튼을 이용해 스냅 사진을 찍을 수 있었고, 물에 들어가기 전에 녹화 버튼을 누르면 수중 영상을 찍을 수도 있었다.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무슨 이유가 됐든, 만약 폰을 물 속에 넣는다면, 충전하기 전에 적어도 다섯 시간은 물기를 말려야 한다.

그렇다면, 3일 후에 폰은 어떻게 됐을까? 여태까진 그런대로 괜찮았다. 나는 내가 위에서 한 행동들을 하라고 추천하지 않겠다. 애플은 명백하게 얘기한다: “액체에 의한 손상은 워런티에 의해 보장되지 않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만약 무언가 잘못된다면 그건 당신의 책임이라는 얘기다. 예외는 당신이 애플케어+를 가지고 있을 때 뿐이다. 애플케어+는 “예상치 못한 의도적이지 않은 외적인 사건이 일상적인 사용에서 발생했을 때” 액체에 의한 손상을 커버해준다.

English

실질적으로 (그게 큰 문제든, 아니든 간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게이트라는 이름을 붙이고 애플에게 개선을 촉구하는 것은 소비자에게나 애플에게나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없는 문제를 확대시켜서는 안된다. 그 의도가 너무 빤히 보이면 신문의 독자 입장에서, 그리고 스마트폰의 소비자 입장에서 기만당한 느낌이 든다. 예를 들면 이런 지면 구성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