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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와 피드백 그리고 댓글 잠금

내 블로그는 원칙적으로 모든 글에 댓글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내가 사용하는 워드프레스 같은 경우에는 플러그인 중에 디폴트로 댓글을 잠글 수 있게 해주는 Disable Comments라는게 있어서 쉽게 댓글을 잠글수가 있다.[1] 한국의 인터넷은 댓글을 허용하지 않는다는것 자체를 굉장히 낯설게 생각하는데[2], 사실 이게 그렇게 낯선 생각은 아니다.

외국의 블로그들(주로 테크 블로그) 사이에서는 작년 1월 즈음 이에 대한 논쟁이 매우 활발했다.[3] 댓글을 허용하는것이 좋은가, 허용하지 않는것이 좋은가에 대해서 서로가 자신의 블로그에 본인의 생각을 활발하게 게시하고 피드백도 아주 많이 이루어졌다. 이에 대해서는 Matt Gemmell이 “Comments Commentary”라는 글에 다양한 의견을 소개하고 자신의 생각에 대해서도 얘기해뒀다. 조금 길지만 한번 읽어보는것을 추천한다.

한국에서는 Shindi.net에서 비슷한 시기에 “댓글 잠금”이라는 포스트가 올라왔다. 나도 이 글에 올라온 내용들이랑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댓글이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악성 댓글로 변질되거나, 의견 교환이나 지적보다는 단순히 겉치레적인 인사글로 뒤덮히는 경우다. 많은 블로그 게시판은 이미 수준이하 혹은 (특히 IT블로그의 경우)근거의 정확한 출처를 알수 없는 비방 댓글로 가득차 있고, 논쟁이 시작되어 욕이 난무하는 개판이 되는 모습은 어떠한 주제의 블로그에서든지 쉽게 볼 수 있다.

실제 달리는 댓글들이 거의 대부분 무의미한 내용인 경우가 많다는것도 그렇고, 블로그의 가독성을 생각하는 측면에서도 댓글은 있는것보다는 없는게 낫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어쩌다보니 블로그에 트래픽이 폭증하면서 역시 댓글이 없는게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 그에 대한 경험을 조금 공유해볼까 한다.

댓글이 없을때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는건 글에 대한 피드백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방향적으로 블로그 주인이 독자들에게 얘기를 전달하는 경우에는 사실 관계가 틀어져도 바로잡기 힘들고, 그 글로부터 파생될수 있는 건전한 비판들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경험은 그것과는 꽤나 달랐다. 나 같은 경우는 내 소개 페이지에 트위터나 이메일로 피드백을 받기 원한다고 써놨는데, 실제로 그렇게 피드백을 준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트위터로도 정말 많은 멘션을 받았고, 이메일로도 피드백을 주신 분이 있었다.[4]

이렇게 트위터나 이메일을 통해 피드백을 받는 경우 일반적인 댓글의 가장 큰 문제점인 익명성으로 인한 무책임함을 어느정도 해결할수 있다. 트위터는 실명을 밝히지 않더라도 어느정도 본인이 하는 말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매체이고, 이메일은 연락처나 마찬가지니 더욱 그렇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더 신중하게 피드백을 주게 되고, 일반적인 댓글에서 발생할수 있는 쓸데없는 노이즈(잘봤습니다, 퍼가요, 난독증이나 스팸광고)를 줄여준다.

또한 글이 굉장히 다양한 곳으로 퍼져 나갔는데, 그런것도 블로그 통계를 통해서 어디로 퍼져나갔는지 Referrers를 확인하면 추적이 가능하다. 나 같은 경우는 트래픽을 많이 유발한 곳은 직접 어떤 반응인지 살펴보기도 했다.[5] 트래백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블로그에 옮겨진 경우에는 직접 찾아들어가서 보려고 하는 편이기도 하다.(그냥 펌질 블로그가 많았다는건 함정이지만…) 워드프레스에는 Incoming Link라는 기능이 있어서 구글에서 내 블로그를 링크한 곳을 검색해서 대쉬보드에 띄워주는 기능도 있다.

블로그는 온전히 한 개인의 공간이고, 그렇기 때문에 다른 블로그에서 댓글을 허용하는것에 대해서 허용하지 말라고 강요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적어도 난 개인블로그에서는 댓글을 허용하지 않는것이 순기능이 더 많다고 생각하지만(사실 트위터 같은 별도의 피드백 창구가 있다면 단점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블로그 주인의 경우에는 “잘보고 갑니다~”라는 댓글 때문에 블로그를 지속할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댓글이 없다는것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웹문화 자체는 조금 바뀔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1. 내가 좀 더 워드프레스 테마를 뜯어고칠줄 안다면 아예 댓글 항목 자체를 없애버릴텐데, 몇번 시도해봤더니, 테마 자체에 문제가 생겨버리는 경우가 생겨서, 아직까진 그냥 댓글을 닫아놓는데 만족하고 있다.  ↩

  2. 낯설게 생각할뿐만 아니라, 반론금지에 비민주적이라고 생각하는것 같다.  ↩

  3. 그러니까 사실 이 포스팅은 엄청난 뒷북이다.  ↩

  4. 일본 방사능 글에서 명태와 관련된 얘기들은 그런 피드백 덕분에 업데이트 할수 있었다.  ↩

  5. 웃긴건 가장 많은 트래픽을 유발한 페이스북의 반응은 전혀 알수 없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이 웹을 가둬버린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래서 그런건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전체공개로 링크를 공유한 포스팅도 추적이 아예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페북 내에서 링크에 대한 통계를 개별적으로 낼수 있는것 같지도 않고 말이다.)  ↩